美명문대생을 개인교사로…탁월한 영어교육 플랫폼의 등장
레이첼 토빈 ‘나오나우(Naonow)’ 대표 인터뷰
美명문대생을 개인교사로…탁월한 영어교육 플랫폼의 등장
2022.10.19 15:35 by 최태욱

‘KSGC SPECIAL’은 2022년 ‘K-Startup Grand Challenge’ 프로그램에 참여한 글로벌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연재 시리즈입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특히 영어교육에 대해서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열기를 자랑한다. 전체 사교육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영어다. 진학, 유학, 취업, 승진 등 실질적인 필요는 물론,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친숙해지기 위해서라도 영어에 능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팽배해있다.

높은 관심에 비해 실제 성적표는 초라하다. 특히 실질적인 대화에 전통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토플 말하기 영역에서 171개국 중 132위에 그쳤을 정도다.(2019, ETS) 주입식 교육 방식과 입시를 위한 단순암기에 매몰된 탓이다. 최근 온라인‧모바일을 중심으로 ‘말하기’에 중점을 둔 영어교육 플랫폼들이 부쩍 많아지는 이유도 갈수록 퇴보하는 영어구사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미국 명문대 학생들이 모여 만들었다는 온라인 영어교육 플랫폼 ‘나오나우(Naonow)’는 그래서 더 주목할 만하다. 단순히 영어를 가르친다는 개념을 넘어, 놀이와 동기부여의 도구로 영어를 활용하는 멘토링 방식을 통해 몰입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언어를 넘어 문화를, 말하는 걸 넘어 사고하는 힘을 키우고자 하는 그들이, 영어교육 최대 격전지 대한민국에 도전장을 건네고 있다. 

 

레이첼 토빈(사진, 오른쪽) 나오나우(Naonow) 대표
레이첼 토빈(사진, 오른쪽) 나오나우(Naonow) 대표

| 배움에 눈뜬 의대생, 신명나는 영어교육의 장을 열다
레이첼 토빈(Rachel Tobin, 27) 대표는 우리로 치면 소위 ‘엄친딸’이다. 아이비리그에 소속된 명문 사립대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를 다녔고, 졸업 후 의대에도 진학했다. 하지만 뜻밖의 기회를 통해 평생 인연이 없었던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학 시절, 학교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지역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 계기였다. 

“중학교 1학년 과학을 맡았는데,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에는 관심이 없을 것 같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그나마 즐겁게 배울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아예 커리큘럼을 새로 만들었어요. 일상의 것들을 활용해 과학, 화학, 생물학의 원리를 배울 수 있는 내용으로요.”

음식 사진을 가위로 잘게 자르고, 이를 우유나 물과 섞으면서 소화의 원리를 공부하는 식이었다.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그 속에 배움의 핵심을 넣는 것이 포인트. 레이첼 만의 과학수업은 대히트를 쳤다. 아이들은 즐겁고 재미있게 수업에 임했고, 스스로도 큰 보람과 만족감을 느꼈다. 레이첼 대표의 첫 교육 경험은 생각보다 큰 임팩트를 남겼다.

 

레이첼 토빈 대표는 우연히 경험한 교육 현장에서 큰 보람과 만족을 느꼈다.
레이첼 토빈 대표는 우연히 경험한 교육 현장에서 큰 보람과 만족을 느꼈다.

2015년 대학을 졸업한 레이첼 대표는 본격적으로 교육 현장에 뛰어들 기회를 거머쥐었다. 의대 진학 전 3년 여 동안 사회생활을 경험했던 시기였다. 당시의 무대는 다름 아닌 로스엔젤레스의 코리아타운, 학생 대부분이 한국인 초등학생들이었다. 첫 교육의 몰입도를 경험했던 레이첼은 이번에도 커리큘럼을 직접 기획했다. 팀 빌딩, 실험과 실습, 각종 프로젝트 기반의 교육이 꾸려졌다. 레이첼 대표는 “당시 과학 선생이 나 혼자뿐이라 굉장히 실험적인 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그때 그 시도와 실험들이 훗날 나오나우를 창업하는 단초가 됐다”고 회상했다. 

이후 계획대로 의대에 진학했지만, 교실의 분위기나 학생들과의 연대감 같은 게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그 갈증을 풀기 위해 줌(zoom)을 통해 영어 야학을 진행했다. 코리아타운에서 연을 맺었던 한국인 초등학생들이 대상이었다. 

과목은 다르지만, 접근은 비슷했다. 늘 실험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수업들을 짜서 학생들과 나눴다. 그렇게 만들어진 교육 콘텐츠가 300개 정도 쌓였을 때, 직접 한국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SNS를 통해 교육 영상을 오픈했는데, 십분도 채 되지 않아 100여명 신청자들이 몰렸다. 

“가르치는 것에 재능이 있고, 또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걸 그때 확실히 느꼈어요. 머뭇거릴 이유를 찾지 못했죠. 바로 사업화하기로 했던 거예요. 의사의 꿈을 바란 적도 있지만…그다지 큰 미련은 남지 않더라고요.(웃음)”

 

나오나우는 원어민 선생과 함께 하는 온라인 영어학습 플랫폼이다.

| 재미와 동기부여로 입을 ‘뻥’ 뚫어 드립니다.
2020년 8월 한국에 터를 잡은 ‘나오나우’는 아이비리그 출신 튜터들이 원어민들의 언어 교육 방식을 국내에 적용시켜 만든 온라인 영어 학습 플랫폼이다. 레이첼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넘어, 영어 이상의 것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영어 교육 관련 콘텐츠가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 시대, 나오나우의 레슨은 과연 무엇이 다를까? 가장 먼저 언급할 수 있는 건 ‘멘토링’(mentoring‧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이 스승 역할을 하여 대상자의 실력과 잠재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특화된 교육의 콘셉트다. 

레이첼 대표는 약 10년간의 교육 경험을 통해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친밀하고 오래 지속될수록 교육의 효과가 높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나오나우가 레슨마다 튜터가 바뀌는 타 플랫폼과는 달리, 담당 튜터를 고정해 라포(rapport‧사람과 사람사이에 생기는 상호신뢰관계) 형성을 극대화하려는 이유다. 

미국 명문대를 다니거나 졸업한 튜터에게 배움으로써 얻어지는 부가 효과도 크다. 레이첼 대표는 “어린 나이의 학생들일수록 닮고 싶고, 따라하고 싶은 멘토의 존재가 주는 힘은 크다”면서 “멘토와의 교류를 통해 동기부여를 얻으며 자연스레 과거가 아닌 미래를 지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이비리그의 출신들로 구성된 나오나우의 튜터진
아이비리그의 출신들로 구성된 나오나우의 튜터진

학생의 관심사에 기반해 흥미를 극대화시키는 독특한 커리큘럼도 이들의 차별 포인트다. 10년 여 동안 초등 대상 교육을 경험했던 레이첼 대표의 노하우가 농축된 교육 방식으로, 학생 스스로 적극적인 흥미를 가지고 교육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레 입을 트이게 해주는 효과를 가진다. 학생의 관심사와 흥밋거리를 포착하면, 이를 기반으로 구조화된 교육 프로세스가 펼쳐지는 시스템도 인상 깊다. 웜업(warm-up)을 통해 기본적인 발음을 교정하고, 게임이나 영상을 통해 단어를 익히고, 이후에 튜터와 본격적인 소통을 전개하는 식이다. 

“코리아타운에서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이들이 영어를 배우고 있는 방식과 문화의 차이가 크다는 걸 절감했어요. 영어를 그저 공부로만 받아들이고, 실생활에 적용된다는 걸 알지 못하는 것 같았죠. 그래서 우리의 커리큘럼은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영어, 공부 그 이상의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 기술 고도화 통해 글로벌 영어 교육 플랫폼으로
설립 2년 여, 흥미로우면서 독창적인 나오나우의 레슨 콘텐츠는 어느덧 600개를 넘어섰다. 이들과 함께 하는 교육생들은 1000여명. 이렇다 할 홍보‧마케팅 활동 없이 입소문으로만 이뤄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대게 5살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의 유년기 아이들로, 학부모 만족도 평가도 늘 긍정적이다. 그 사이 나오나우의 튜터진도 100명으로 늘었다. 높은 학력을 요구하는데다 압박 인터뷰와 데모레슨, 트레이닝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튜터의 문턱이 높은 편이지만, 젊은 인재들은 꾸준히 모여들고 있다. 

 

공부 그 이상의 영어를 가르치는 나오나우의 커리큘럼
공부 그 이상의 영어를 가르치는 나오나우의 커리큘럼

지금까지가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여정이었다면, 올해 ‘K-Startup Grand Challenge’ 프로그램을 계기로 나오나우는 더 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활발한 B2B 파트너십을 통해 영역을 확장해 나가려는 시도가 그것이다. 이미 ‘자란다’, ‘공터영어’ 등 국내 유수의 교육 플랫폼들과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으며, 지금도 다양한 파트너십이 논의 테이블에 올라와 있는 상태다. 인공지능(AI) 및 테크 기반의 수업 환경을 만들기 위한 투자유치 계획도 착착 진행 중이다. 그동안 움츠렸던 홍보‧마케팅 활동도 본격적으로 전개할 태세다. 나오나우에게 가장 중요한 건, 그들의 철학과 비전을 더 많은 학생들과 공유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향후 일본,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쪽으로 진출하려는 계획도 있어요. 글로벌 영어교육 플랫폼으로 나아가야죠. 하지만 지금은 한국 시장에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저와 끈끈한 인연을 가진 곳이고, 우리 비즈니스의 고향이니까요. 먼저 한국에서 최고가 되어 보려고요.(웃음)”

 

/사진: 나오나우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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