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사장님들과 한 배 탑니다”…수익공유형 투자 상품으로 이커머스 정조준
강신언 ‘플로우보(Flowbo)’ 대표 인터뷰
“쇼핑몰 사장님들과 한 배 탑니다”…수익공유형 투자 상품으로 이커머스 정조준
2022.10.18 10:26 by 최태욱

‘KSGC SPECIAL’은 2022년 ‘K-Startup Grand Challenge’ 프로그램에 참여한 글로벌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연재 시리즈입니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세계 시장 규모는 무려 5000조원.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기술의 발달과 의식의 진화, 여기에 팬데믹 등 외부의 환경이 맞물리며 빚어진 결과다. 우리나라로만 좁혀도 열기는 비슷하다.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거래 규모를 자랑한다. 전통적인 유통기업과 빅테크 기업, 여기에 신흥 스타트업까지 어우러진 격전의 현장이다. 팬데믹 기간 새로 생긴 온라인 쇼핑몰이 40만개에 이를 정도로 시장 참여가 활발하다. 

하지만 워낙 시장이 급변하다보니, 이들을 위한 제도적 인프라는 여전히 미비하다.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를 위한 금융 지원책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온라인 제조‧판매업자들은 적시에 공급되지 못하는 현금 유동성 문제로 자금난을 겪는 경우가 많다. 너무 빠르고 역동적인 시장에 비해, 기존 금융은 너무 무겁고 더디기만 하다. 

‘플로우보(Flowbo)’는 이러한 문제점으로부터 출발한 스타트업이다. 정산은 주기가 길고, 대출은 심사가 까다롭고, 투자는 지분희석이 부담되는 등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떠안는 재원 마련의 어려움을 ‘수익공유’라는 개념으로 풀어낸다. 운영의 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쉽고 빠르게 마중물을 붓고, 버는 만큼만 상환하는 방식. 이들이 사업자들과 기꺼이 한 배를 타려하는 이유다.

 

플로우보의 공동창업자인 강신언(오른쪽) 대표와 노먼 유(Norman Yu) CTO
플로우보의 공동창업자인 강신언(오른쪽) 대표와 노먼 유(Norman Yu) CTO

| 새로운 시장을 위한 돈은 조금 더 새로워야 한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 은행 대출은 산 넘어 산이에요. 신용 등급도 필요하고, 매출 규모도 일정 수준 이상 되어야 하죠. 잘 넘어간다고 해도, 실제 돈을 받기까지 최대 4주가량 걸리잖아요. 속도감이 생명인 이커머스 시장 현실과 맞지 않죠.”

강신언 대표의 말에는 ‘플로우보’가 포착한 문제의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곧 솔루션으로 이어졌다. 플로우보의 파이낸싱 상품이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을 내리고, 결정이 나면 24시간 내에 자금이 전달되는 시스템을 갖춘 이유다. 

‘신속정확’한 처리가 가능한 비결은 세일즈‧재고 데이터의 수집과 이를 활용한 리스크 평가 모델이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상환 능력 및 상환 속도를 예측하는 평가 모델로 투자를 결정‧진행하고, 향후 발생하는 매출에 따라 상환액이 조정되는 시스템. 수익의 10%를 나누기로 하고, 월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면 자연스레 100만원이 상환되는 방식이다. 강신언 대표는 “통상 초기창업자들은 현재보다 미래의 가치가 더 크다”면서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나누는 투자 방식은 결국 창업자 중심의 파이낸싱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성공사례가 도출됐던 모델이다. 신생기업과 수익 공유 계약을 전문으로 하는 캐나다의 핀테크 기업 ‘클리어코(CLEARCO)’같은 회사가 대표적이다. 최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던 이 회사는 기업가치만 약 2조원에 이른다. 비슷한 모델을 ‘한국’과 ‘이커머스’에 특화시켜 정교화한 기업이 바로 플로우보인 셈이다. 

 

강신언(사진) 대표는 “플로우보의 투자 모델은 이커머스 창업자 중심으로 설계된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언(사진) 대표는 “플로우보의 투자 모델은 이커머스 창업자 중심으로 설계된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우보의 독특한 투자 방식은 특히 한껏 ‘텐션’이 올라있는 기업과 핏이 맞는다. 성장의 폭이 크면 클수록 상품을 끌어오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 많아지고, 운영자금 외의 성장자금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클리어코 같은 회사가 1년 새 10배씩 성장하는 파트너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투자한 회사의 성취가 클수록, 매출을 공유하는 플로우보의 성취 또한 자연스레 높아진다. “이커머스 기업들과 ‘윈윈’할 것”이라는 강 대표의 포부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 전문성에 전문성을 더해 빚어낸 맞춤 솔루션 
강신언 대표가 플로우보를 설립했던 건 지난해 3월, 아이디어 수준의 기획안으로 시작했지만, 금세 모양을 갖춰나갔다. 법인 설립과 동시에 2건의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하고, 실리콘밸리의 대표 엑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의 창업 과정도 수료했다. 이후 10월에 시드 투자 유치까지 성공하며 약 4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러한 속전속결 행보는 강 대표의 농축된 전문성에 기인한다. 올리버와이만(Oliver Wyman)이라는 경영컨설팅회사에서 금융기관 컨설팅을 담당하면서 이력을 시작한 강 대표는 이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핀테크 및 마켓 플레이스 전문 투자자로 활약했다. 핀테크, 투자, 전략 분야에서 7년가량 경험을 쌓으며 돈이 어떻게 기업을 일으키고, 무너뜨리는 지 직접 확인했던 것. 강 대표는 “팽창하던 시장에서 돈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너무 많이 봤고, 어떻게 해결되는지도 직접 확인했다”면서 “이커머스 시장에도 같은 논리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강 대표의 비전은 또 하나의 전문성과 결합되면서 구체화됐다. 바로 공동창업자인 노먼 유 CTO가 보유한 테크‧퀀트 분야의 전문성이다. 노먼 유 CTO는 페이스북과 웰스프론트 등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던 개발자다. 자산 및 현금흐름에 리스크를 반영한 가격 결정 알고리즘을 짜는데 특히 일가견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플로우보가 장고 없이 거금을 투자할 수 있는 배경 역시 그가 개발한 리스크 평가 모델 덕분이다. 

“우리는 대출 회사가 아니에요. 투자한 회사가 망하면 투자금을 받아낼 도리가 없죠. 오히려 리스크를 나누는 모델이에요. 우리가 보다 실질적이며 확실한 데이터를 쓰고, 보다 정교한 알고리즘을 만들어야 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장 힘을 쏟았던 것 역시 그 부분이고요.”

 

플로우보는 투자 전문가와 개발 전문가의 만남을 통해 탄생했다.
플로우보는 투자 전문가와 개발 전문가의 만남을 통해 탄생했다.

플로우보의 지난 3개월은 분주하고 치열했다. 8월초 ‘K-Startup Grand Challenge’을 통해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후 상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비로소 막바지에 이르렀다. 원활한 데이터 수집을 위해 ‘카페24’같은 대형 쇼핑몰 플랫폼과의 제휴를 확장해 나가며, 브랜드의 인지도 및 신뢰도를 쌓는 것이 향후 과제다. 이르면 오는 11월 중으로 국내에 정식으로 론칭할 예정. 학력과 이력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완성했고 현재 캐나다 시민권자이기도 한 강 대표이지만, 고국인 한국 시장에 거는 기대는 큰다.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이 가진 잠재력은 대단해요. 마치 연 80%씩 성장했던 미국의 크리에이터 시장을 보는 듯 하죠. 적재적소의 투자가 이뤄진다면 성장의 속도는 한층 빨라질 거예요. 그런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파트너로서,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과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사진: 플로우보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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