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인터뷰]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우리 아이 갑자기 경련 일으키는 ‘소아 뇌전증’… 9세 미만 발생률 가장 높아
[MD 인터뷰]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우리 아이 갑자기 경련 일으키는 ‘소아 뇌전증’… 9세 미만 발생률 가장 높아
2022.10.05 17:04 by 임한희
박유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박유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소크라테스, 시저, 나폴레옹, 바이런, 도스토옙스키, 고흐는 모두 뇌전증(epilepsy) 환자였다. 뇌전증은 이처럼 역사적으로 인종, 연령, 국가, 지역과 관계없이 발생하는 흔한 신경계 질환 중 하나다. 결코 불치병이나 정신병이 아니다.

뇌전증이 있으면 대개 지능이 낮거나 학습 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오해하고 숨기려 한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지기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박유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뇌전증을 숨겨야 하는 질환이 아닌, 정확한 진단으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5일 박유진 교수의 도움말로 ‘소아 뇌전증’의 진단과 치료, 주의점에 대해 알아봤다.

Q 뇌전증은 어떤 질환인가.

뇌는 세포들끼리 전기적 신호를 주고받으며 활동하는 신체 기관이다. 건강한 상태에서는 이 전기적 신호가 적절히 만들어지고 제어되지만 여러 원인에 의해 뇌 조직이 과다한 전기를 방출하면 발작이 일어나게 된다. 뇌전증은 이런 발작이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최소 2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2회 이상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전체 인구의 약 0.5~1%에서 나타날 만큼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9세 미만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고 이후 감소해 성인기에 가장 낮은 발생률을 보이다가 60~70세 이후 다시 증가하는 U자 곡선을 나타낸다.

Q 소아 뇌전증은 성인 뇌전증과 어떻게 다른가.

여러 가지 차이를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소아가 어른보다 빨리 심해지거나 빨리 낫는다는 점이다. 이는 잘 낫는 뇌전증과 잘 낫지 않는 뇌전증이 모두 소아에서 발생한다는 의미다. 소아는 비교적 적은 양의 항경련제 복용으로도 잘 낫지만, 어른에 비해 증상이 심하고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성장과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뇌전증도 많다. 뇌가 이미 성숙한 성인의 경우에는 뇌전증으로 뇌 신경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만 소아는 이로 인해 뇌 신경 발달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Q 소아 뇌전증은 왜 생기나.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대개 나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가능하다면 선행 원인을 찾아 교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잘 알려진 요인으로는 유전적 요인이나 미숙아, 분만 중 뇌 손상이나 저산소증, 뇌 감염, 선천성 기형, 외상 등이 있다.

Q 아이가 어떤 증상을 보일 때 뇌전증을 의심해야 할까.

발작은 크게 뇌 전체에서 시작되는 전신 발작과 뇌의 국소 부위에서 시작되는 부분 발작으로 나뉜다. 발작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면서 눈을 치켜뜨고 소리를 지르며 입에 거품이 고이는 대발작을 주로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부분 발작이 더 흔하다. 부분 발작은 한쪽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거나 한쪽 얼굴만 씰룩이며 멍한 표정으로 고개와 눈이 한쪽으로 돌아가면서 입맛을 다시거나 손을 만지작거리는 것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 전신 발작의 경우에는 몸이 전체적으로 굳어지다가 떠는 전신강직간대발작, 갑자기 하던 행동을 중단하고 멍하니 바라보거나 고개를 떨어뜨리는 결신발작, 깜짝 놀라듯이 움찔거리는 간대성근경련발작이 있다.

Q 소아 뇌전증 치료는 어떻게 하나.

모든 뇌전증 치료의 첫 단계는 약물치료다. 소아청소년 환자의 약 70%는 약물치료로 발작의 조절 또는 완치할 수 있다. 보통 초기 치료는 한 가지 항경련제로 시작하는데, 항경련제 선택은 뇌전증의 세부 진단에 따라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약제를 선택하고 소량으로 시작해 점차 증량하며 치료 반응에 따라 적절한 복용량을 결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항경련제를 약 2~3년 이상 복용한다. 최근 개발된 항경련제는 대뇌에 미치는 부작용이 적어 비교적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지만, 체질적으로 민감한 일부 환자에서는 장기간 투여할 때 인지기능 저하가 초래될 수 있는 만큼 투약 전후 환자의 인지기능과 대뇌 활동의 저하가 있는지 면밀히 살피고 이런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소아 뇌전증 환자나 가족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뇌전증을 정신질환으로 오인해 환자를 기피하거나 차별하는 등 편견이 심한 편이다. 또 뇌전증은 불치병이라는 잘못된 통념으로 상당수의 뇌전증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사회에서 고립되거나 소외되고 있다. 이런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고 뇌전증 환자가 제대로 생활하려면 먼저 환자와 가족들이 이 병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일반인에게 적극적으로 이 질환을 알리고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소개
임한희

산업경제부 국장. 중석몰촉 <中石沒鏃>


The First 추천 콘텐츠 더보기
  • ‘성장의 상징, 상장’…스타트업들의 도전사는 계속된다
    ‘성장의 상징, 상장’…스타트업들의 도전사는 계속된다

    자본과 인력, 인지도 부족으로 애를 먹는 스타트업에게 기업공개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 단숨에 대규모 자본과 주목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 파트너와 고객은 물론, 내부 이...

  •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이제 헤어 케어도 브랜딩이다!

  •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현시점에서 가장 기대되는 스타트업 30개 사는 어디일까?

  •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초개인화의 기치를 내건 스타트업들이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관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틈새에 대한 혁신적인 시도 돋보였다!

  •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기업의 공간, 자산 관리를 디지털 전환시킬 창업팀!

  •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의 등장!

  •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맞춤형으로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