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술세계는 늘 푸르다”…대자연을 수놓는 미디어 아티스트
‘아트 인 메타버스’展 세시 아브빌 작가 인터뷰
“나의 예술세계는 늘 푸르다”…대자연을 수놓는 미디어 아티스트
2022.09.21 16:20 by 최태욱

[Artist with ARTSCLOUD]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스타트업 ‘아츠클라우드’ 주최의 국제 미디어 아트페어 ‘아트 인 메타버스’展에 참여했던 해외 작가를 소개하는 연재 시리즈입니다. 

“누구나 힘들 때가 있잖아요. 앞이 캄캄한 순간도 있고, 어려운 결심을 강요당하는 순간도 있죠. 그럴 때 하늘을 올려다보세요. 아름답게 펼쳐진 노을이나 반짝거리는 달과 별을 마주하면, 내면의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어요. 이것이 제가 자연을 표현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세시 아브빌(Ceci Abvil·25) 작가는 자연을 사랑하는 비주얼 아티스트다. 주로 디지털 이미지와 벡터 아트로 녹색의 세상을 펼쳐낸다. 작가는 “살아오면서 자연에 진 빚이 참 많다”고 귀띔한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늘 옆에서 위로가 됐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는 얘기다. 작가의 작품 곳곳에 자연에 대한 존경심이 넘쳐흐르는 이유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국내에서 진행됐던 <아트 인 메타버스> 전시에서도 자연에 대한 헌사를 유감없이 보여줬던 세시 작가에게, 향후 그녀가 그려나갈 초록빛 세상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세시 아브빌(사진) 작가
세시 아브빌(사진) 작가

-이제 막 예술가의 길로 접어든 신예로 알고 있다. 자기소개를 해 달라. 
“어릴 적부터 예술가가 되고 싶었지만, 대학에 다니는 동안에는 그 꿈을 보류했었다. 예술의 대한 여러 가지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예술과 서먹서먹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나 할까…그 과정에서 예술 외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덕분에 ‘내게 즐거움을 주는 건 예술 밖에 없다’는 걸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미의 창조자가 되는 것은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들고 흥분시키는 일이다. 그러한 깨달음 이후 훨씬 자유로워졌다. 늘 두려움이던 빈 캔버스가 가능성으로 가득 차기 시작한 것이다.”

-두려움을 가능성으로 바꾼 결정적인 계기가 궁금하다.
“위대한 예술가들은 한 목소리로 ‘자신만의 것을 찾으라’고 강조한다. 오롯이 자신의 표현을 하지 못하면, 결국 예술이라는 크고 막연한 단어 앞에 압도당할 뿐이다. 나 역시 ‘나만의 것’을 찾으려고 꾸준히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심지어 어떻게 찾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런데 학창 시절 어느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 그라데이션(gradation)이 있는 벡터 일러스트를 만들면서 조금씩 ‘내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표현 스타일과 질감들이 특히 좋았고, 매우 독창적이고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분야를 더 탐구하기로 결심했을 때, 이것이 나만의 표현이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예술가에게 자신의 강점과 지향점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내게는 벡터 아트, 디지털 페인팅 등이 그것이다.”

-‘자연’을 주 소재로 삼는 것도 작가 고유의 것으로 보인다.
“맞다. 나는 자연에게 인간을 돕는 힘이 있고 이를 수시로 발휘하고 있다고 믿는다. 개인적으로 그런 도움을 꽤 받기도 했다. 그래서 자연에 보답하는 느낌으로 작업을 한다. 기술적으로는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아름다운 풍경과 혼합해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자연이 주는 분위기를 포착하고, 여기에 사실적인 느낌을 더해 조화를 이루려는 게 내 작업의 공통된 특징이다. 작업이 쌓여가면서 스타일과 기술에 대한 진보도 이뤄지고 있다. 자연 경관이나 비·바람·번개 같은 현상, 그리고 동식물의 표현에 복잡성을 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시 작가의 작품(사진)은 자연을 주제로 한다.
세시 작가의 작품(사진)은 자연을 주제로 한다.

-보다 풍부한 표현을 위해 다양한 디지털 스킬도 공부한다고 들었다. 
“큰 틀은 정해져있지만, 세부적인 것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벡터 아트와 디지털 페인팅으로 방향성을 잡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일러스트레이터, 콘셉트아트,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 같은 공부에 집중했고, 최근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디자인 과정을 이수하기도 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 나의 표현 스타일에 더욱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이는 최종결과에 대한 자부심으로 나타난다.”

-지난 ‘아트 인 메타버스’ 전시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사실 내 커리어에서 해당 전시같이 큰 무대는 처음이다. 그래서 굉장히 의미 있는 무대였고,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나는 미술계의 흥망성쇠는 작가로 활동하는 사람들의 노력 여하에 달린 것이라고 믿는다. 작가들이 끊임없이 혁신과 창의성을 추구해야, 관객들이 보다 흥미로운 예술 작품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트 인 메타버스’에 참여한 것 역시 혁신에 도전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를 얻어, 그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트 인 메타버스’에 출품했던 작품을 소개해 달라. 
“벡터 아트 기술로 만들어진 ‘평화로운 석양(Peaceful Sunset)’이다. ipad용 벡터(vectonator for ipad)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표현감을 살렸다. 이를테면 작중 코뿔소의 모습에 적절하게 주름진 피부 효과를 주고, 모양의 기울기에 따른 색감의 변화를 극대화하는 식이다. 시간이 꽤나 걸리는 일이지만 가치가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자연이 얼마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의 삶이 혼란스럽고 지저분하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자연은 언제나 멋지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준비한 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해당 주제는 나의 다른 작품들과 강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나의 작업들은 모두 자연을 주제로 연결되어 있고, 각각의 독특한 시각과 설정을 가지고 있다.”

 

아트 인 메타버스 출품작 ‘평화로운 석양(Peaceful Sunset)’
아트 인 메타버스 출품작 ‘평화로운 석양(Peaceful Sunset)’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향후 계획과 포부를 밝혀준다면?
“이번 전시를 경험하면서 디지털 아트의 놀라운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었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무한한 영감도 직접 확인했다. 동시대의 기술은 이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 줄 열쇠가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꾸준히 새로운 기술들을 익히고 공부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NFT와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키워드가 올바르게 진화한다면, 위대한 예술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믿으며, 나 또한 그 일부가 되고 싶다는 열망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먼저 내 자신에게 충실해지는 것이다. 자신과 타협하기 보단, 언제나 최선을 뽑아내 의미 있는 무언가를 창조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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