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안진회계법인, 반쪽 정보 제공했다"... 항소심 3차 공판 진행
교보생명 "안진회계법인, 반쪽 정보 제공했다"... 항소심 3차 공판 진행
2022.09.14 17:18 by 유선이
사진=교보생명
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 최대주주 신창재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이하 어피티니)과 공모해 가격을 부풀린 혐의를 받는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에 대한 한국공인회계사회 윤리조사심의위원회의 조사가 반쪽짜리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서울고등법원에서는 교보생명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허위로 보고해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명과 어피너티 컨소시엄 관계자 2인에 대한 항소심 3차 공판기일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는 앞서 검찰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이화여자대학교 A교수와 교보생명 직원 B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A교수는 회계사회 윤리조사심의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참여해온 인물이다. 교보생명 직원 B씨는 피평가기관 자격으로 안진에 자료 제공 등을 담당했다.

검찰 측은 공인회계사회 윤리조사심의위가 위법 혐의가 있는 안진 회계사들에게 징계와 관련해 '조치 없음' 의견을 낸 배경을 주목했다. 검찰 측은 공인회계사회 윤리조사심의위가 처음부터 제한된 정보를 제공받아 제대로 된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검찰 측은 가치평가 보고서 작성 초기에 어피니티와 안진 관계자 등 피고인들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도출하자고 상호 합의한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양측이 주고 받은 이메일 등은 244건에 이른다.

검찰 측은 해당 이메일들을 본적이 있느냐는 질의에 A교수는 "일관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교보생명에 요청한 자료의 상당 부분을 제공받지 못했다는 안진의 그간 주장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이날 공판에서는 교보생명은 요청받은 자료 51건 중 9건을 제외한 42건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제출 자료의 경우 부합자료가 없거나 산출하기 어려워 제출 못했다는 것이다.

교보생명 직원 B씨는 "자료제공에 대해 최대한 협조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제공하지 못한 9개 정보 제공에 대한 안진이나 어피니티 측의 추가요청도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가치평가 업무의 독립성을 준수해야 할 회계사가 사모펀드의 부정 청탁을 받아 허위로 가치평가보고서를 작성하고 금품을 부당하게 수수한 것은 명백한 회계사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어피니티의 지시에 따라 평가인자 등을 수정할 때마다 안진 회계사는 결과값을 송부했고, 그 결과 1주당 풋옵션 행사가격이 20만원대에서 40만원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공판에서 안진 측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제공해 원하는 결과를 얻어온 점이 확인됐다"며 "어피니티와 안진 관계자들의 위법행위가 명백한 만큼 항소심에서 적절한 결론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진 소속 회계사 3명과 어피니티 관계자 2명에 대한 4차 공판기일은 오는 28일 열린다.
 

필자소개
유선이

안녕하세요. 유선이 기자입니다. 많이 듣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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