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인슐린펌프 치료로 당뇨병 환자의 췌장세포 기능이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다.
최수봉 건국대 교수는 지난 27일 (한국시간 오후 5시) 불가리아 팜포로보(Pamporovo)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불가리아 당뇨병학회 겸 제6회 ‘국제 인슐린펌프 학회 심포지엄(6th International Insulin Pump Symposium)’에서 발표한 연구논문 ‘인슐린펌프 장기요법을 통한 국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췌장 베타세포 기능 개선(IMPROVEMENT of PANCREATIC BETA CELL FUNCTION in TYPE 2 DIABETIC PATIENTS with LONG-TERM INSULIN PUMP THERAPY)’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국내의 총 1,642명(남자 1,008명, 여자 634명)을 모집단으로 제2형 당뇨환자의 장기 인슐린펌프 치료로 췌장 베타세포 기능이 개선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010년부터 6년간 인슐린펌프 치료로 혈청C-펩타이드 수치가 변동되는가를 살펴보았다.
이 환자들에게는 경구용 당뇨병치료제(OAD, 먹는 약) 및 인슐린주사 요법을 중단하고 전체 환자 1,642명(남성이 61%, 연령은 58.7±10.4년, 당뇨병 지속 기간 11.3±8.7년, HbA1c 8.5±2.0%, 체질량지수 24.1±2kg/m)에게 인슐린펌프 치료요법을 적용하였다.
제2형 당뇨병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되는 베타세포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 특징인데 제2형 당뇨환자의 장기간 인슐린펌프 치료를 통해 베타세포 기능이 개선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010년부터 6년간 인슐린펌프 치료로 혈청C-펩타이드 수치가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았다.
연구 방법은 12시간 동안 금식과 인슐린펌프를 9시간 이상 중지한 후, 표준혼합식(500kcal, 탄수화물 52.9%, 지질 30.4%, 단백질 16.7%)을 섭취한 후 120분에 혈액을 매년 채취하였다.
인슐린펌프 치료에는 수일개발의 인슐린펌프 ‘다나 알(Dana R)’, ‘다나 알에스(Dana RS)’, ‘다나 아이(Dana I)’가 사용되었고 혈청 C-펩타이드(단식과 식후 2시간)와 당화혈색소(헤모글로빈A1c) 수치를 6년간 측정했다.
그 결과 당화혈색소(HbA1c)는 6년간 평균 8.5%에서 6.8%로 안정됐고, 평균 인슐린 분비능(c-peptide)도 4.8(ng/ml)에서 6.0(ng/ml)으로 증가하였다.
이와 함께 체질량지수(BMI) 역시 평균 24.1(kg/㎡)에서 25.5(kg/㎡)로 소폭 증가하였고, 하루 인슐린펌프로 투입되는 총 인슐린 용량은 연구 시작 시 55단위(unit)에서 43단위(unit)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펌프 치료 시작 전에 경구용 당뇨병 약이나 인슐린주사 요법으로 치료받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췌장의 인슐린분비능이 감소한다는 결과도 발표했다.
이러한 결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당뇨병 연구인 UKPDS(영국 당뇨병 예측 연구, United Kingdom Prospective Diabetes Study)의 결과와 반대였다.
UKPDS는 2형 당뇨병 환자에서 먹는 약과 인슐린주사로 치료했을 때, 평균 당화혈색소(HbA1c)가 처음에는 6-7%였던 것이 15년 후에는 8-9%로 나빠졌고,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도 50-90%에서 6년 후에는 30%로 떨어진다는 것을 밝혀낸 연구다.
결론적으로 최수봉 교수는 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 1,642명에게 인슐린펌프 치료로 6년간 생리적으로 인슐린을 공급한 결과 췌장 베타세포 기능과 당화혈색소(헤모글로빈 A1c)의 개선이 관찰된 것을 밝혀냈다.
제2형 당뇨병 치료에서 당뇨병을 치료하지 못하여 당화혈색소를 상승시키고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을 감소시켜서 여러 합병증을 가져오게 하는 기존의 당뇨병 경구용 약제와 인슐린주사 요법보다는 인슐린펌프 치료가 당뇨병 치료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제시하였다.
한편, ‘국제 인슐린펌프 학회’는 최수봉 교수와 불가리아의 이보나 다스칼로바 교수가 공동 회장이며 이날 심포지움에는 불가리아 당뇨병학회 회원 3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