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술, 색다른 시도…개척자정신 추구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아트 인 메타버스’展 스콧 헤니 작가 인터뷰
새로운 기술, 색다른 시도…개척자정신 추구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2022.08.17 12:29 by 최태욱

[Artist with ARTSCLOUD]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스타트업 ‘아츠클라우드’ 주최의 국제 미디어 아트페어 ‘아트 인 메타버스’展에 참여했던 해외 작가를 소개하는 연재 시리즈입니다. 

“영화와 TV를 통해 내 자신이 다른 세계로 옮겨지는 경험을 즐겼어요. 지금은 예술로 그 경험을 하고 있죠. 예술이 창조하는 세계는 그야말로 무한한 것 같아요. 항상 새로운 기술과 독특한 표현을 고민하면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을 탐험하고자 합니다.” 

스콧 헤니(Scott Haney·45) 작가는 만능 엔터테이너 출신 아티스트다. 팀 버튼 감독의 ‘덤보(Dumbo·2019)’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영화와 TV드라마에서 연기자로 활동했고, 다큐멘터리나 비디오 게임의 성우로 활약하기도 했다. 일련의 활동은 작가의 모험심에 기인한다. 스콧 작가는 “다른 차원의 공간을 만들고 사람들을 그 속으로 옮겨오는 작업에 희열을 느낀다”고 말한다. 영화 속 무대, TV 속 배경이 바로 그 ‘공간’인 셈이다. 최근 작가의 공간은 차원의 한계를 넘어 확장되고 있다. 풍부한 경험과 정점의 기술로 빚어낸 미디어 아트를 통해서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국내에서 진행됐던 <아트 인 메타버스> 전시를 통해 국내 관객들과 만난 스콧 작가에게, 그가 가진 모험심과 개척자정신의 비결을 직접 들어봤다. 

 

스콧 헤니(사진) 작가
스콧 헤니(사진) 작가

-배우이자 성우 활동을 겸하는 아티스트라는 이력이 이채롭다.
“세상이 점점 무감각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무감각해지는 대신, 무언가를 느끼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TV나 영화를 통해 구현되는 전혀 새로운 세상은 그들의 감정 변화에 도움이 되는 무대였다.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북돋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했다. 특히나 요즘 같이 예술적 형태가 다양해지는 시대에는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의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내가 지금까지 배우고 익혔던 영화·TV 분야의 다채로운 경험과 기술이 예술 작품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주로 어떤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인가. 
“무엇보다 기술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아티스트라고 소개하고 싶다. 항상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예술에 활용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전통적으로 바라보는 예술의 한계를 뛰어 넘으려고 노력한다. AI, AR, VR 같은 기술들이 대표적일 것이다. 인공지능 컴퓨팅 분야의 선도기업인 엔비디아(NVIDIA)나 마이애미 증강현실 전시회(Miami augmented reality exhibition) 같은 곳과 프로젝트를 했던 것도 같은 이유다. 심지어 데뷔작의 제목도 ‘a programmable art nft on async art’였다.”

 

영화 ‘덤보’(2019)에 출연했던 스콧(오른쪽) 작가
영화 ‘덤보’(2019)에 출연했던 스콧(오른쪽) 작가

-주제적인 측면에서는 어떠한가. 
“세부적인 것은 그때그때 다를 테지만, 큰 틀에서는 ‘마음의 문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이국적인 공간으로의 여행’이라는 주제를 표현하려 한다. 배우 시절부터 스스로의 활동에 대해 다른 공간을 만든다는 개념으로 접근했고, 그 속에 사람들을 초대하여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좋았다. 이는 사실 어린 시절 환경을 통해 길러진 측면이 있다. 아주 어릴 적부터 최면증(hypnogogia) 같은 증상을 자주 겪었는데, 이를 통해 명상을 즐기게 되면서 ‘몸 대신 마음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다른 공간이 있다’는 생각을 키워 왔다.”

-지금의 예술관이 어린 시절부터 켜켜이 축적된 것이라는 얘기로 들린다.
“맞다. 아주 어릴 적부터 항상 독특한 관점을 찾아 헤맸다. 앞서 ‘기술의 최전선에서 일한다’고 표현했는데, 이 또한 서서히 축적된 비전이다. 어린 시절 예술에 흥미를 느끼면서 위대한 예술가들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이를 위해 그들이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 등의 역사적 사실을 배우고 알아가는 게 재밌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예술 운동과 그 운동이 세상에 가져온 변화가 보다 실감나게 다가왔다. 그런 영감들이 일종의 강박관념이 된 셈이다. 지금은 늘 과거 예술이 고려하던 걸 넘어서는 기술에 대해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스콧 해니 작가가 밀라노 전시회(Milan Exhibit)에서 소개한 moving image art
스콧 해니 작가가 밀라노 전시회(Milan Exhibit)에서 소개한 moving image art

-언급한 주제 및 표현 양식을 위한 자신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일단 표현에 대한 경험이 많다. 배우·성우의 경험은 물론, 다양한 악기와 작곡의 경험까지 표현을 풍부하게 만드는 무기가 된다. 또한 표현을 윤색할 수 있는 편집, 촬영 기술은 물론, AI나 VR 같은 기술의 완성도가 높다. 무엇보다 새로운 걸 찾고, 만들고, 결합해보는 모험심이 투철하다.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는 ‘개척자정신’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길에 주저 없이 들어서게 하고, 마음껏 탐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츠클라우드의 ‘아트 인 메타버스’ 전시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여러 활동을 해왔지만, 지금 내가 가장 기대하고 힘을 쏟고 있는 건 미디어 아트 분야다. 주로 AI나 VR 기술을 이미지화하는 작업을 하며, 이러한 매체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아쉬운 건, 이런 작업이 예술의 주류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런 상황에서 아츠클라우드가 몇 년 동안 해온 나의 작업에 대해 큰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이 반가웠다. 공모에 합격했다는 걸 알았을 때는 그야말로 정말 신이 났다.(웃음) 앞으로도 아츠클라우드와 함께 의미 있고 흥미로운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은 바람이 크다.”

 

‘아트 인 메타버스’ 출품작 ‘Glass Houses’
‘아트 인 메타버스’ 출품작 ‘Glass Houses’

-‘아트 인 메타버스’ 전시의 출품작을 소개해 달라. 
“출품작 ‘The Glass Houses’는 한편의 추상화를 영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유리 소재가 프랙탈(fractal·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 되는 구조) 배경에 미치는 영향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Jwildfire’ 등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영화적인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카메라 움직임에 맞춘 독창적인 음악도 추가했다. 이 작품 역시 다른 공간과 차원에 대한 이야기다. 만약 누군가 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을 때 내가 옆에 있었다면 ‘당신의 모든 고민과 근심으로부터 빠져 나와 다른 공간으로 당신을 데리고 가겠다’고 말했을 것이다.”

-기술의 진보만큼 표현도 풍성해 질 것 같다. 향후 포부를 밝혀 달라.
“최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만, 단순히 기술에만 의존하지는 않으려 한다. 위대한 예술가들이 완성한 오래된 예술 기법들을 제대로 알고, 여기에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덧대려는 게 나의 작업 방식이다. 앞으로도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통해 새로운 길을 주저하지 않는 탐험가로 활동할 것이다. 관객들 역시 예술을 대하는 시야가 조금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 지금 세상에는 그림과는 또 다른 예술적 가치를 위해 고민하는 예술가들이 얼마든지 있으니까(웃음)”

 

/사진: 스콧 헤니 작가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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